
제9회
수상자 조진섭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
“왜?”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왜 인간은 다름이 아닌 틀림을 이야기하며, 왜 인간은 다른 인간을 죽이는가. 의문은 풀리지 않는다. 인간 본성의 문제인지 인간을 보듬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종교의 문제인지. 이제는 혼란스럽다.
프랑스 칼레(Calais)에는 1990년대 발칸 전쟁으로 만들어진 난민촌이 있다. 당시 이곳에서 삶을 이어가던 이들은 대부분 동구권 난민들이었다. 그 후 발칸반도가 조금씩 안정을 되찾아가자, 난민촌에 아프리카 흑인 난민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5년을 기점으로 아랍 난민 사태가 벌어지자, 아랍 난민들 역시 이 난민촌에 자리를 잡았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흘러들어오는 난민을 홍수에 비유하고, 그들이 섞여 사는 이곳을 정글이라 부른다.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으며 일어났던 일들은 그 후 이어진 가시적이거나 비가시적인, 연속적이거나 비연속적인 분쟁과 전쟁 속에서 지금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변한 것이라곤 무기의 발전으로 대량학살이 손쉬워졌다는 것뿐이다. 파괴와 폭발의 역장 속에서 부서지기 쉬운 인간의 몸뚱이는 여전히 난민이란 이름으로 유라시아 대륙 여기저기에 흩어진다. 우린 그렇게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그리고 이 사진들은 그것의 방증이다.